AI Agent가 뭔지도 모르고 쓰고 있었다 — 워크플로우와 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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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전트라는 말은 꽤 오래전부터 듣고 있었다. AI 도구 소개 문구에 계속 포함되어 있어서, 처음에는 새로 출시한 기능이겠거니 하고 무시했다.

그러다 회사 일들 중 자동화 구현이 가능한 업무들을 찾고 적용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자동화에 쓸 도구를 고르려면 이것부터 알아야 했다. 에이전트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자동화와 같은 것인가, 다른 것인가.

찾아보니 달랐다. 내가 사용하던 자동화에는 워크플로우라는 이름이 따로 있었고, 에이전트는 그것과 다른 방식이었다.

아직 다 이해한 건 아니고 최근에야 조금씩 알아가는 중이다. 그래도 여기까지 정리한 것을 그대로 공유해본다.

AI Agent와 워크플로우를 나누는 지점은 하나다

두 용어는 능력에 따른 구분이 아니었다. 무엇을 더 잘하느냐가 아니라 실행 순서를 누가 정하느냐로 나눠진다.

워크플로우는 사람이 순서를 미리 정해두고 그 길로만 가게 한다. AI Agent는 AI가 그때그때 순서를 직접 고른다. 내가 찾아낸 건 사실상 이 두 줄이 전부다.

Anthropic 공식 설명은 워크플로우를 “정해진 코드 경로로 조율되는 시스템”, 에이전트를 “AI가 스스로 자기 과정과 도구 사용을 지휘하는 시스템”이라고 적어두었다. 표현은 딱딱하지만 결국 같은 이야기다.

여기서 내가 처음에 잘못 알고 있던 게 하나 있었다. AI Agent가 워크플로우의 상위 버전, 그러니까 더 발전된 형태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어떤 것이 더 위고 아래인지가 아니라 각각 다른 용도로 나눠지는 관계였다. 그래서 더 좋은 쪽을 고르는 문제가 아니라 이 일에 맞는 쪽을 고르는 문제가 된다.

항목워크플로우AI Agent
실행 경로사람이 미리 고정AI가 그때그때 결정
움직이는 횟수정해져 있음예측하기 어려움
끝나는 시점마지막 순서에 도달AI가 됐다고 판단
같은 자료, 같은 과정그렇다아니다
문제가 생겼을 때어디가 문제인지 바로 안다어디서 어긋났는지 찾아야 한다

도구를 보고 판단하는 법

도구를 살펴봐도 어느 쪽인지 판단이 안 설 때가 있다. 그럴 때 나는 하나만 확인한다. 실행 경로를 누가 정하는가.

사람이 순서를 미리 짜두는지, 아니면 AI가 그때의 상황을 보고 직접 고르는지를 본다. 몇 번 움직일지 미리 아는가, 언제 끝날지 누가 정하는가로도 볼 수 있지만 결국 같은 것을 다른 방향에서 보는 것이다.

실행 경로를 AI가 고른다면 나머지도 대개 따라온다. 그래서 이 하나로 판단해도 얼추 맞는다.

버스를 탈까, 택시를 탈까

설명만 보면 여전히 헷갈려서 나는 버스와 택시로 바꿔 생각해 보곤 한다.

노선버스는 정류장이 정해져 있어서 승객이 누구든 같은 길로 간다. 대신 몇 시쯤 도착할지를 타기 전에 알 수 있다. 택시는 기사가 길을 고르니까 막히면 돌아가고 지름길도 찾아가지만, 요금이 얼마 나올지는 내려봐야 안다.

버스가 택시보다 못한 게 아니다. 매일 같은 길을 오가는 출퇴근이라면 버스가 낫고, 처음 가는 동네에서 주소만 알고 있다면 택시가 낫다. AI Agent를 고르는 판단도 이것과 같은 흐름이었다.

AI Agent와 워크플로우 실행 경로 갈림길

AI Agent는 능력이 아니라 비용이다

택시가 지름길을 찾아갈 수 있는 이유와 요금이 얼마 나올지 모르는 이유는 같다. 기사가 길을 고르기 때문이다. AI Agent도 그렇다.

AI가 순서를 직접 고르니까 상황이 달라져도 알아서 다른 길로 간다. 이것을 유연성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순서를 AI가 정한다는 말은 내가 그 순서를 모른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리 알 수 없는 것이 세 가지 생긴다.

갈 때마다 길이 달라지니 같은 자료를 넣어도 결과가 같게 나올지 알 수 없다. 몇 번 움직일지 정해져 있지 않으니 비용도 미리 계산이 안 된다. 순서가 고정돼 있지 않으니 잘못 나왔을 때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알 수 없다.

셋 다 상황에 따라서는 몰라도 되는 것들이다. 그런데 반드시 알아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그래서 AI Agent의 사용 선택은 성능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이 세 가지를 알아야 하는 일인지 같이 검토해서 결정해야 한다.

Anthropic 문서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에이전트 방식은 더 나은 성능을 얻으려고 느려지는 것과 비용을 대신 치르는 구조라고 적혀 있고, 그래서 간단한 방법으로 먼저 해보고 그것으로 부족할 때만 복잡하게 가라고 권한다.

OpenAI가 정리한 기준도 방향이 비슷하다. 판단이 사람마다 미묘하게 달라지는 일, 규칙이 너무 많아져서 손대기 어려워진 일, 사람 말이나 문서를 해석해야 하는 일에 에이전트를 권한다.

다르게 생각한다면 나머지 일들에는 AI Agent의 사용 효과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이번에 알게 된 것 중에 이 부분이 실무에서 제일 쓸모 있었다.

회사 일을 두 방향으로 정리해봤다

앞에서 이해한 것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 일을 다시 두 가지 기준으로 검토해 보았다.

첫 번째는 일마다 거쳐야 할 과정이 동일한가. 두 번째는 이 일을 여러 사람이 같이 하는 작업인가. 나는 이 중 두 번째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여러 사람이 반복적으로 하는 일이라면 담당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면 곤란하다. 이와 같이 결과가 매번 같아야 하는 일에는 AI Agent 대신 워크플로우가 효과적이다.

그래서 이런 일은 AI에게 맡기지 않고 개발한 자동화 프로그램으로 정해진 업무 순서에 맞춰서 진행되도록 했다. 물론 이 자동화 프로그램은 AI를 통해 개발하였다.

정해진 양식에 맞춰 작성되는 보고서가 그렇고, 견적서도 마찬가지다. 견적서 쪽은 업무 효율의 개선과 통일을 위해 지금 자동 작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회의록으로 정리하는 일이나 엑셀 자료를 규칙대로 정돈하는 일도 성격이 같다. 매주 정해진 시각에 작동하는 자동 작업도 여기에 속한다.

다른 하나는 조건이 여러 개 겹치고 그때그때 검토가 필요한 일이다. 시장 조사와 경쟁사 분석,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영업 전략을 세우는 일이 그렇다.

이런 일을 시작할 때는 어디까지 검토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어떤 거래처는 검색 두 번이면 정리가 되고 어떤 거래처는 열 번을 해도 안 나오는데, 그 차이를 미리 순서로 정할 방법이 없다.

결과가 매번 같지 않아도 되고 검색을 몇 번 할지 몰라도 되는 일이다. 세 가지를 몰라도 되니 이런 일에는 AI Agent가 맞는다.

워크플로우와 AI Agent에 맞는 회사 일 분류

전부를 AI Agent에게 맡기지 않아도 된다

정리하면서 확인한 오해가 더 있었다. 여러 개로 잘게 나누면 에이전트가 되는 줄 알았고, 검색이나 파일 같은 도구를 쓰면 에이전트인 줄 알았다. 둘 다 아니었다.

조각이 몇 개든 도구가 몇 개든, 그 순서를 사람이 미리 정해놨다면 워크플로우다. 반대로 AI가 순서를 직접 선택한다면 AI Agent이다.

업무도 마찬가지였다. 한 업무를 통째로 한쪽에 넘길 필요가 없다.

업무 순서는 고정해두고 과정이 자주 변경되는 일부분만 AI 판단에 맡기는 방식이 나에게는 제일 편했다.

아직 정리 중이다

아직 모든 것을 이해한 것은 아니다. 어떤 도구가 더 효율적인지 판단하기 어려운 애매한 경우가 있고, 회사 일 중에도 이것은 AI Agent가 좋고 이것은 워크플로우가 더 좋다고 딱 나눌 수 없는 경우가 여전히 남아 있다.

그래도 AI 적용을 검토할 경우 먼저 확인하는 것이 하나 생겼다. 그건 순서를 정하는 주체를 파악하는 것이다.

지금 만들고 있는 견적서 자동 작성 프로그램도 사람이 순서를 정해 주고 있다. 그래서 이것이 워크플로우라는 것을 나는 명확히 이해할 수 있었다. 지금은 그 정도로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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